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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 (Begin Again, 2013)」은 상처받은 사람들이 음악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다시 삶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감성적인 영화입니다. 음악 영화이자 재생의 드라마, 도시와 감정의 풍경이 교차하는 이 작품은, 제목처럼 우리 삶의 어느 한순간에 필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다시 시작해도 괜찮다.”
상처의 화음, 도시 위에 흐르는 위로
영화는 뉴욕이라는 복잡하고 바쁜 도시를 배경으로, 사랑과 커리어 모두에서 실패한 두 인물—싱어송라이터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와 퇴물 프로듀서 댄(마크 러팔로)—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됩니다. 그들의 대화는 음악으로 이어지고, 감정을 말보다 멜로디로 주고받는 과정 속에서 관객은 따뜻한 울림을 느끼게 됩니다.
영화 속 거리 녹음 장면은 단순한 음악 작업이 아니라, 도시라는 공간과 개인의 감정이 공명하는 순간입니다. 사람들의 소음, 자동차 소리, 거리의 리듬—all of that is music. 이 영화는 상처가 있어도, 실패를 겪어도, 음악은 계속 흐른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사랑이 끝난 자리, 음악은 남는다
그레타는 오랜 연인이자 음악 파트너였던 데이브에게 배신당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슬픔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가사를 쓰고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감정을 정직하게 마주합니다. 음악은 그녀에게 복수의 수단이 아니라, 감정의 정화이고 성장의 방식입니다.
특히 그녀가 부른 ‘Like a Fool’과 ‘Lost Stars’는 사랑이 끝난 자리에서 어떻게 나 자신을 다시 세워야 하는가를 묻습니다. 사랑이 남긴 것이 상처뿐이더라도, 그 잔해 위에서 아름다운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 영화는 노래합니다.
‘비긴 어게인’이라는 태도, 삶을 다시 안아주는 말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새로 시작하는 것’에 대한 긍정입니다. 댄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딸과의 관계를 회복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레타는 음악을 통해 세상을 다시 믿습니다. 그들은 완벽하지 않지만,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걸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비긴 어게인은 단지 커플이 맺어지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관계의 회복, 자존의 재발견, 그리고 새로운 방식의 사랑을 제안하는 이야기입니다. 사랑은 형태보다 태도이고, 인생은 종종 실패 뒤에야 비로소 시작됩니다.
결론: 우리가 음악을 듣는 진짜 이유
「비긴 어게인」은 단순한 음악 영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생에서 놓친 것들을 다시 줍기 위한 작은 시작의 노래입니다. 이 영화는 말없이 우리에게 건넵니다. “지금 이 순간이 끝이 아니야. 다시 시작해도 돼.”
음악은 완벽한 순간에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흔들릴 때, 무너질 때, 삶이 조용히 어두워질 때—우리는 음악을 듣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습니다. 비긴 어게인, 지금 당신이 어디에 있든, 다시 시작해도 괜찮습니다.